카르세사원에서 촬영한 파둠 지역 풍경.


오래된 불교 사원, 높은 고갯길, 삭막하지만 멋진 풍경과 흰눈을 이고 있는 산에 둘러싸인 잔스카르 지역은 해발 3,505m에 위치해 있으며 파둠은 이 지역의 행정 중심지다.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30℃까지 내려가고 5,000m대 고개에 눈이 쌓이기 때문에 매년 6월부터 11월까지 눈이 녹는 계절에만 차량이 다닐 수 있다. 잔스카르는 북쪽의 잔스카르산맥과 남쪽의 그레이트 히말라야산맥에 둘러싸여 있고 스터드강과 차랍강이 파둠마을 바로 아래에서 합쳐져 인더스강의 지류인 잔스카르강을 형성하고 있다. 유명한 차다르 트레킹은 겨울에 잔스카르강이 얼었을 때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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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세사원 아래쪽 마을에 있는 약사보살좌상. (카르세사원 쪽을 바라보고 있다)


차다르 트레킹의 출발지
오늘은 잔스카르로 떠나는 날이다. 시시 라(4,850m)와 셍게 라(4,960m)를 넘어가야 한다. 차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산길이 릴게임바다이야기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풍경은 네팔의 돌포와 비슷하다. 수억 년 전 바다에서 융기된 개흙과 돌들이 비와 바람에 의해 풍화작용을 받아 기묘한 모습을 드러낸다. 4,850m 지점의 시시 라에 도착해 잠시 쉬고, 반대편 계곡으로 내려갔다. 4,200m 지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렵지 않게 4,960m 지점의 셍게 라 마루턱에 오르니 오른황금성릴게임
쪽에는 히말의 우카르포봉(6,050m)이 보인다. 이곳부터 내리막은 경사가 심해지고 구불구불한 도로가 반복된다. 고개를 내려와 잔스카르강의 다리를 건너며 오른쪽 강가길을 천천히 달린다. 이어서 다시 반대편으로 다리를 건너면 절벽을 반터널식으로 파내어 만든 길이라 천장의 돌들이 떨어질 듯 매달려 있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긴장했다. 그곳을 지나 또다시 강을 JYP주식
건너 반대편 길로 간다. 절벽길이 완성되지 않고 비포장의 너덜길이라 조심스럽게 지나야 했다. 우기나 해토된 뒤에는 낙석 위험이 상당히 크다. 파둠이 가까워지며 강가에 평야가 넓게 펼쳐진다. 큰 마을들을 지나 파둠 시내에 있는 숙소에서 여장을 풀었다.



셍게 라 정상은 많은 s119
롱다가 있고, 오른쪽에는 우카르포봉(6,050m)이 보인다.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새벽, 저음의 기도 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구수하게 들린다. 인근에서 응답식으로 고음으로 기도하는데 두 기도 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이슬람 사원에서 울려 퍼지는 기도 소리는 그 지역의 무수한 불교 사원들과 상반된 종교 문화를 이루고 있는데 오늘날 이곳은 평화롭게 공존을 유지하는 듯 보인다.



장글라마을 촌장집 오르는 언덕 길가의 탑과 마을 풍경.


잔스카르에서 가장 큰 카르세사원
카르세사원으로 출발한다. 벌판을 건너 멀리 절벽 사면의 하얀 건물이 카르세사원이다. 잔스카르강을 건너 오르막길을 오르니 바로 카르세사원 입구에 도착했다. 카르세사원은 15세기에 세워졌는데 그 기원은 11세기까지 올라간다. 잔스카르에서 가장 크고 장관을 이루는 사원이다. 법당건물은 3층구조에 미래의 부처인 미륵보살의 거대한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그 앞에는 보관을 쓴 거대한 미륵보살상이 장식되어 있다. 법당 한가운데 분노의 신 마하칼라에게 바치는 절묘한 금빛 만다라가 자리 잡고 있다. 거주지 건물을 묘사한 만다라는 라마승들이 기도하는 것을 돕기 위한 것으로 마하칼라의 거주지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500년 전 티베트에서 가져온 것이라 한다.



사니사원의 탑 옆에 있는 돌에 부조로 새긴 불상.


사진 촬영이 금지된 이 사원에서 위쪽에 있는 오래된 법당으로 올라갔다. 벽에 그려져 있는 불화는 오래되어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 법당은 지진으로 금이 가서 금방 무너질 것 같아 여러 개의 나무 기둥으로 받쳐 놓았다. 법당 내부도 촬영이 금지되었으나, 라마승한테 허가받아 한 컷을 촬영했다. 사원 아랫마을에는 약사보살좌상이 크게 세워져 있어 그곳에 가보았다. 약사보살상은 카르세사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파둠으로 나와 카르길 지역 가는 방면으로 몇 km 떨어져 있는 사니사원으로 갔다. 이 사원은 평지의 낮은 곳에 있다. 11세기 세워진 이 사원은 다른 사원들과는 다르게 라마승들이 상주하지 않고 바르단사원이 운영하는 말사 사원으로 행사 때만 라마승들이 온다고 한다. 커다란 정사각형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 사니사원은 내부에 석가모니불의 큰 이미지가 중앙법당에 자리 잡고 있다. 오른쪽에는 네 개의 팔을 가진 관음보살과 미륵보살 부처상이 있고, 왼쪽에는 십일면천수관음보살과 파드마삼바바의 불화가 벽에 그려져 있다. 건물 뒷마당에 있는 탑은 인도 아스카왕 시대의 8만 개 탑 중 하나라고 한다. 카슈미르에서 온 설교자들이 불법을 전파하기 위해 지은 잔스카르의 가장 오래된 불교 기념물 중 하나이다.



사니사원 앞 길 건너편에 있는 파드마 삼바바 불상.


파둠은 이 지역의 중심지이나 규모가 우리나라의 면 소재지 정도로 크지 않다. 생필품 정도를 파는 시장인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많지 않아 상권도 작은 것이다. 이 지역은 불심이 가득한 지역이라 사원이 많고 가는 곳마다 큰 마니차(불경을 넣고 손으로 돌리면서 기도하는 것)와 탑들이 있다.
오후에는 스통데사원을 방문했다. 어제 오던 장그라마을 방면으로 가다 오른쪽 높은 둔덕 위쪽 돌출부에 지어져 있어 파둠지역의 넓은 벌판을 바라보는 풍경이 좋다. 라마승이 수유차를 끓여 접대를 한다. 사원 내부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어 오랜만에 천천히 촬영할 수 있었다. 스통데사원의 최초 역사는 약 11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5세기가 되어서야 현재 사원 규모로 지어졌다고 한다.



북달사원과 북달마을을 잇는 차랍강에 있는 오래된 세줄다리를 건너는 스태프들.


버터에 기도 불 밝히며 나그네 맞는 라마승
이어 저녁나절에는 파둠 시내 뒤편 산중턱에 있는 탁리움사원으로 올라갔다. 이 사원은 400년 된 곳이라 한다. 라마승이 친절하게 맞이하고 버터에 기도 불을 붙이며 우리를 환영한다. 400년 전의 벽화는 버터불에 많이 그을리고 훼손되어 있다. 예전에 이 사원의 라마승이 특별한 능력이 있어, 이곳 왕비의 눈병을 고친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다.
아침에 포둠 시내 근처 차랍강가 갤와 지역으로 불교 조각이 새겨진 장소로 찾아갔다. 절벽에는 많은 탑이 그려져 있는데 오랜 세월에 부식되어 희미하게 보인다. 크게 그려진 미륵보살상도 형태를 알아보기가 힘들다. 왼쪽 오르막에는 다섯 불상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고 그 옆에는 미륵보살상도 크게 조각되어 있다. 이 불상들의 양식은 8세기에 티베트에서 전래된 간다라 미술이다. 이 불교미술의 전래 경로는 아프가니스탄에 3세기경 들어왔고, 카슈미르에 4세기경 전래되어 티베트를 거쳐 8세기경 이곳에 전해졌다고 한다.



북달사원의 라마승.


차랍강을 끼고 40분 정도 달리니 강가에 우뚝 솟은 바르단사원이 보인다. 강가의 작은 바위산에 사원을 지어 놓았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니 젊은 라마승이 땀을 흘리며 불경을 읽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북을 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심벌즈를 치며 박자에 맞춰 큰 소리로 불경을 읽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큰 마니차가 입구 왼쪽에 있고, 작은 법당 벽에는 불화가 그려져 있지만 낡고 버터 불에 검게 그을려 있어 형태가 잘 보이지 않았다. 큰 법당 벽에 있는 불화도 많이 그을려 있으나 느낌은 좋았다. 15세기경 만다라 위주로 그려진 벽화로 불화 밑에는 당시 왕의 부인과 가족이 그려져 있고 기록이 쓰여 있어 이 사원의 공양주임을 알 수 있다.
이곳 푸르메 리조트는 야간에는 영하의 날씨인데 객실에 난방이 안 되고 수돗물도 얼어붙어 불편하게 지내야 했다. 다음날 아침, 점심 도시락을 챙겨서 북달사원으로 향한다. 차로 갈 수 있는 곳까지는 차로 가고 그 다음부터는 걸어서 강가를 따라간다. 아침에 산양무리가 강가에서 물을 먹고 능선 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여러 대의 포크레인이 도로공사를 하고 있다. 조만간 도로가 완성되면 북달사원까지 편하게 차로 갈 수 있을 것이다. 한 시간 정도 걸으니 구름다리가 나타났다. 옆에는 오래된 낡은 다리가 보인다. 새로 만든 구름다리는 넓고 튼튼했다. 다리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절의 입구가 나타난다. 앞에는 여러 개의 탑이 있고 절벽에 있는 북달사원도 잘 보인다. 그곳부터 오르막을 오르면 북달사원에 도착하게 된다.



왼쪽 위 북달사원과 그 아래 롱낙강 전경.


강 건너편에 있는 북달마을로 가는 지름길은 사원 아래 옛날에 만든 세 줄로 된 다리로 건너가는데 다리가 부실하고 바람에 흔들려 조심해서 건너야 했다. 북달마을은 7가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흘 후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어서 음식 준비가 한창이다. 이 지역에선 결혼 후 10년이 지나면 다시 결혼식을 올린다. 전에 네팔의 무스탕에서도 결혼 후 10년이 지나 큰 결혼식을 치르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곳과 결혼문화가 비슷한 것 같다. 무스탕과는 예전부터 많은 교류가 있었다고 한다. 주인은 우리에게 보리로 튀긴 과자와 술 등을 제공한다. 술은 매우 강한 증류수로 40도 이상 되는 것 같다. 3일 뒤에 이 지역 사람들 400명이 모여 큰 잔치를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춤과 노래로 축하해 주며, 신랑과 신부는 신부의 부모가 준 혼수품을 가지고 파둠으로 가서 산다고 한다. 부모의 정을 끊지 않고 10년을 함께 살다가 독립하게 하는 이곳의 풍습이 이채롭다.



바르단사원 불경 책꽂이와 앞에 탑들이 있다.


마니스톤과 탑이 일상인 곳
오후에는 강바람이 불어 먼지가 자욱하다. 차를 타고 리조트로 가는데 창밖 풍경은 모래자갈탑이 풍화작용으로 남아 있다. 큰 바위를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풍화작용으로 언젠가는 떨어질 듯한 큰 바위를 억지로 이고 있는 듯 애처롭기까지 하다. 라다크는 인구가 많지 않지만 사원과 탑, 마니스톤이 매우 많은데,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30~40년 전까지 겨울에는 이곳 현지인들이 함께 모여서 마니스톤을 쌓고 탑을 만들며 불심을 쌓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라다크 지도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